
아기가 돌을 지나면서 이유식에서 유아식으로 넘어가다 보면 갑자기 밥을 잘 먹지 않는 시기가 찾아올 수 있습니다. 전에는 잘 먹던 음식도 입에 넣자마자 뱉거나, 몇 숟가락 먹고 더 이상 먹지 않으면 부모 입장에서는 혹시 영양이 부족한 것은 아닌지 걱정되기 마련인데요.
특히 12개월 전후에는 성장 속도가 이전보다 느려지고 음식의 질감이나 식사 방식이 달라지면서 일시적으로 먹는 양이 줄어들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돌아기 밥 안 먹을 때 어떤 이유가 있을까요? 무조건 많이 먹이려고 하기보다는 원인을 살펴보고 아이가 스스로 먹는 경험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돌아기 밥 안 먹는 대표적인 이유

1. 성장 속도가 느려졌기 때문
생후 첫 1년 동안 아기는 빠르게 성장하지만 돌 이후에는 성장 속도가 조금씩 느려집니다. 이에 따라 이전보다 식욕이 감소하면서 먹는 양이 자연스럽게 줄어들 수 있습니다.
특히 며칠 정도 식사량이 줄었더라도 활발하게 놀고 있고 소변을 잘 보고 체중과 키가 꾸준히 증가한다면 단순한 식욕 변화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루 한 끼, 한 가지 음식만 보고 판단하기보다는 며칠에서 1주일 정도 전체적인 식사와 간식량을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2. 간식을 너무 많이 먹었을 때
돌아기가 밥을 안 먹는다고 해서 식사 전에 과일, 과자, 우유 등을 계속 주면 오히려 식사 시간이 되었을 때 배가 고프지 않을 수 있습니다.
특히 달고 맛있는 간식에 익숙해지면 밥이나 반찬보다 간식을 선호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간식은 식사와 너무 가까운 시간에 주지 않고 일정한 시간을 정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3. 우유나 분유를 많이 먹는 경우
돌 이후에는 식사를 통해 다양한 영양소를 섭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우유나 분유를 지나치게 많이 마시면 배가 불러 밥을 먹지 않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밥을 잘 먹지 않는 아기라면 하루 동안 우유, 분유, 간식, 음료를 얼마나 먹고 있는지도 함께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4. 음식의 질감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
돌 무렵에는 아기의 씹는 능력이 발달하면서 이유식보다 조금 더 다양한 식감의 음식을 경험하게 됩니다.
하지만 갑자기 너무 단단하거나 질긴 음식을 주면 먹기 어려워할 수 있습니다.
밥을 잘 먹지 않는다면 무조건 부드러운 음식만 주기보다는 아기가 씹고 삼키기 편한 정도로 음식의 크기와 질감을 조절해보세요.
5. 이가 나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이가 나는 시기에는 잇몸이 불편해 평소보다 식사량이 줄어들기도 합니다.
감기, 코막힘, 변비, 설사 등으로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도 식욕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억지로 평소 식사량을 채우려고 하기보다 수분 섭취와 컨디션 회복을 우선적으로 살펴주는 것이 좋습니다.
돌아기 밥 안 먹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
억지로 먹이지 않기
가장 중요한 것은 식사 시간마다 억지로 먹이려고 하지 않는 것입니다.
한 숟가락이라도 더 먹이려고 쫓아다니며 먹이거나 TV와 영상을 보여주면서 식사를 하게 되면 아기가 음식 자체보다 외부 자극에 의존하게 될 수 있습니다.
식사 시간에는 식탁이나 식사 의자에 앉아 음식에 집중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한 끼 식사량보다 전체적인 섭취량 보기
아기가 한 끼를 거의 먹지 않았다고 해서 바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늘 아침을 적게 먹었다면 점심이나 저녁에 조금 더 먹을 수도 있습니다.
아기들은 성인처럼 매 끼니 일정한 양을 먹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하루 단위보다는 며칠간의 흐름을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좋아하는 음식과 새로운 음식을 함께 주기
아기가 좋아하는 음식만 계속 주는 것도 좋지 않지만, 반대로 새로운 음식만 가득 차려놓으면 식사 자체를 거부할 수 있습니다.
평소 잘 먹는 음식 한 가지와 새로운 음식 한두 가지를 함께 준비해보세요.
예를 들어 밥과 계란처럼 익숙한 음식에 잘게 익힌 채소나 새로운 반찬을 조금 곁들이는 방법입니다.
스스로 먹어보게 하기

돌아기는 손으로 음식을 집어 먹거나 숟가락을 사용하려는 욕구가 커지는 시기입니다.
옷과 식탁이 지저분해질까 봐 부모가 계속 먹여주기보다는 안전한 음식을 준비해 아이가 직접 만지고 먹어볼 기회를 주는 것도 좋습니다.
음식을 만지고 냄새를 맡고 입에 넣어보는 과정 역시 식습관을 형성하는 중요한 경험입니다.
식사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매일 식사와 간식 시간을 비슷하게 유지하면 아기가 자연스럽게 식사 리듬을 익힐 수 있습니다.
하루 종일 조금씩 먹는 습관보다는 식사 시간과 간식 시간을 구분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식사 시간이 너무 길어지지 않도록 하고, 먹지 않는다고 오랫동안 식탁에 붙잡아두지 않는 것도 중요합니다.
돌아기 식사에서 중요한 것은 ‘양’보다 ‘다양성’
돌아기 식사를 준비할 때 밥을 몇 숟가락 먹었는지만 계속 확인하면 부모도 아기도 식사 시간이 스트레스가 될 수 있습니다.
밥, 채소, 과일, 육류·생선·계란·콩류 등 다양한 식품을 경험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 가지 음식을 잘 먹지 않는다고 해서 영양소가 바로 부족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아이가 특정 음식을 거부한다면 비슷한 영양소를 가진 다른 식품으로 대체해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고기를 잘 먹지 않는 아기라면 계란, 생선, 두부, 콩류 등 다양한 단백질 식품을 시도해볼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진료를 고려하세요
대부분의 돌아기 식욕 저하는 일시적인 경우가 많지만, 단순한 편식이나 식사량 감소로만 생각해서는 안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음과 같은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소아청소년과에서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 체중이 계속 감소하거나 성장곡선에서 성장 상태가 우려되는 경우
- 거의 아무것도 먹지 않는 상태가 지속되는 경우
- 물이나 음료도 제대로 마시지 못하는 경우
- 반복적인 구토나 설사가 있는 경우
- 음식을 삼키는 것을 힘들어하거나 자주 사레가 드는 경우
- 식사할 때 심하게 아파하거나 음식을 극도로 거부하는 경우
- 평소보다 축 처지고 활동량이 크게 감소한 경우
특히 아이의 성장과 발달에 대한 걱정이 있다면 인터넷의 평균 식사량과 비교하기보다 실제 성장 상태를 소아청소년과에서 확인하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돌아기 밥 안 먹을 때 부모가 기억하면 좋은 것
돌아기가 밥을 잘 먹지 않는다고 해서 부모가 식사를 잘못 준비한 것은 아닙니다.
돌 전후에는 음식의 맛과 식감에 대한 취향이 생기고, 스스로 먹으려는 욕구도 강해집니다. 여기에 성장 속도와 컨디션까지 영향을 주면서 식사량이 들쭉날쭉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한 끼를 얼마나 먹었는가’에 너무 집중하기보다는 규칙적인 식사 환경을 만들어주고, 다양한 음식을 경험하게 하면서 아이가 스스로 먹는 기회를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밥을 먹지 않는다고 간식이나 좋아하는 음식으로 바로 보상하기보다는 식사와 간식의 경계를 만들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돌아기의 식습관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오늘 밥을 몇 숟가락 먹었는지보다 꾸준히 다양한 음식을 경험하고 즐거운 식사 시간을 만들어주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중요합니다.
함께 보면 좋은 돌아기 육아정보
돌 이후에는 이유식에서 유아식으로 넘어가면서 음식의 크기와 질감, 간식, 우유 섭취 등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아집니다. 아기가 밥을 잘 먹지 않는다면 식사량만 줄이기보다는 하루 전체 식사 패턴과 간식, 우유 섭취량을 함께 살펴보세요.
아이마다 먹는 양과 속도는 다르기 때문에 다른 아기와 단순 비교하기보다는 우리 아이의 성장 상태와 식습관 변화를 꾸준히 관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